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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박차고 나와 잡은 변기솔···50만원으로 창업해 ‘청소계 맥도날드’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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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1 12:53:57

 

 

출처:  http://naver.me/IG4d5wRq

 


이웃벤처 김지홍 대표
아파트 내 호텔식 욕실 청소 서비스
세면대 하수구·환풍기·샤워필터 청소까지
"청소 서비스, 보다 전문성 갖출 것"

이웃벤처 김지홍(40) 대표는 재작년 아파트 욕실에 호텔식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O2O(Online to Offline)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서른여덟의 나이, 창업자금은 50만원이 전부였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살던 아파트 단지에 청소 전단지를 붙이는 것. 몇 군데 연락이 왔다. 2대 8 가르마를 하고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채 집을 나섰다. 손엔 목욕 바구니가 들려있었다. 변기솔·락스·베이킹소다 등 10여가지 도구가 담겨 있었다. 그렇게 안양 삼성 래미안 아파트를 거점으로 호텔식 욕실 청소 사업을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세면대 하수구·샤워기 호스·수도꼭지·환풍기 필터 등도 멸균 수준으로 청소해준다. 욕실 청소에 드는 시간은 단 50분. 모든 청소 과정을 매뉴얼로 자체 개발한 비결이다. 김 대표는 “이웃벤처의 서비스는 청소 서비스업의 맥도날드 같다”라고 말한다. 

 

이웃벤처 김지홍 대표. /jobsN

“창업 후 1년6개월간 집안 부모님께 말씀도 못 드렸습니다. 30대 후반에 잘 다니던 대기업(SK ENS)을 퇴사하고 남의 화장실 청소를 하겠다니 반대하실게 뻔했거든요. 당시 받던 연봉은 7000만원 정도였어요. 사실 아내에겐 비밀로 했지만 퇴사할 때 좋은 자리도 많이 제안받았습니다. 전 직장이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 인터내셔널)이었어요. 당시 선배로 모셨던 전력 인프라본부 상무님과 이사님께서 대우인터내셔널 미국 휴스턴 지사의 주재원으로 추천해주셨죠. 하지만 2007년에 입사한 뒤 3년차 때부터 창업을 꿈꿨습니다. 살면서 꼭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에너지 분야 전문가 꿈꾸던 서울대 전기공학과 99학번

김 대표의 아버지는 항해사 출신이다. 일년 열두달 중 10개월을 배에서 보내는 일이었다. 항해사를 그만둔 아버지는 친구와 함께 서울 명동에서 양복점을 차렸다. 그러나 사업은 잘 풀리지 않았다. 김 대표가 11살 때 가족들은 남미 페루로 이민을 떠났다.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옷을 떼다 페루에 파는 의류업을 벌였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와 페루 재래시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옷을 팔았다. 그때부터 사업이 재밌다는 걸 배웠다. 매일 밤 그날 벌어들인 돈을 세던 기억이 오래 남아있었다. 

 

“18살에 한국에 돌아와 1999년 재외국민특별전형으로 서울대 전기공학과에 입학했어요. 수학을 원래 좋아했습니다. 중·고등학생(페루는 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을 통합해 5년 과정으로 이뤄진다)땐 페루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3등까지 한 적도 있어요. 대학 졸업 후엔 해외 시장을 경험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외국에서 지냈던 기억 때문이었죠.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를 꿈꾸며 2007년 대우인터내셔널 에너지사업 부서에 입사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 사원이었지만 고민이 많았다. 입사 3년차, 이대로 영원히 직장인으로 생을 마감할까 두려웠다.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어릴적 아버지와 함께 페루의 시장에서 돗자리 깔고 옷을 팔던 때였다. 노트를 사다 매일 적었다. 생각나는대로 사업 아이템을 썼다. 2011년 현대건설, 2013년 SK ENS로 직장을 옮겼다. 호텔식 청소 서비스라는 사업 아이디어는 직장 상사와 취미생활을 함께 하면서 떠올랐다. 등산을 좋아하던 본부장과 주말마다 산을 올랐다. 산꼭대기에서 전망을 바라보는데 아파트가 지천에 깔려있었다. ‘저 중 한 아파트에서만이라도 성공하는 서비스를 만들면 전국 아파트에서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웃벤처의 호텔식 욕실청소 서비스 '호텔리브(호호)'의 홈프로가 고객의 집을 방문한 모습. /이웃벤처 제공

◇”아파트, 미래엔 점점 호텔처럼 변할 것”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가 호텔 같은 조식 서비스를 시작하자 많은 관심이 쏟아졌죠. 수영장·사우나·헬스장 등 호텔에만 있던 시설이 아파트에 들어서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더 다양한 호텔 서비스를 원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호텔 서비스 중 내가 판매할 만하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연구했습니다. 청소였어요. 가전제품 트렌드에서 그 수요를 읽었죠. 사람들은 이제 집안일에 드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고 합니다. 아무리 비싸도 집안일에 드는 시간과 노동을 줄여주는 가전제품을 찾아요. 150만원대의 전동청소기·200만원대 의류건조기가 잘 팔립니다. 하지만 가사노동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는 많은데 가사 서비스는 다양하지 않았어요. 그중 품질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청소 서비스는 하나도 없었죠. 기존의 가사도우미 서비스는 90년대 파출부 서비스와 다를 게 없었어요. 청소 아주머니의 청소 스타일, 정리 정돈 방식 등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었죠.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청소 서비스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죠. 이 점을 개선하기 위해 호텔 청소 서비스에 관한 매뉴얼을 개발했어요.”

김지홍 대표는 사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꼼꼼히 분석했다. 원래 해오던 일이 에너지 시장을 분석하고 유가에 대한 미래 예측과 전략을 세우는 것이었다. 이전에 몸담았던 SK 수펙스 추구협의회 부서는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 같은 곳이었다. 그가 작성한 보고서는 SK그룹 오너들이 읽었다. 연차가 쌓이면 기업 임원으로 승진하거나 전문 컨설턴트 등으로 이직할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그의 관심사는 오직 창업에 가 있었다. ‘가사 서비스 시장 연구(2015년 고용노동부 자료)’, ‘O2O 서비스의 확대(2017년 KT경영경제연구소)’, ‘기존 가사도우미 서비스 모델의 허점(2018년 와이어드)’ 등의 보고서를 읽고 가사 서비스 시장을 공부했다. 

김지홍 대표가 매뉴얼화한 청소도구와 세제들. /이웃벤처 제공

◇15개의 청소도구와 3개의 세제로 매뉴얼화···욕실 청소의 ‘맥도날드’

2017년 2월, 회사를 나와 가사도우미로 영업을 개시했다. 성공 전략은 전문성과 매뉴얼이었다. 가장 먼저 뛰어든 아파트 내 청소 공간은 욕실이었다. 집집마다 욕실의 모양이나 구조가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아파트를 가나 변기 옆 세면대, 세면대 앞 거울, 그 옆 욕조나 샤워실이 있었다. 욕실 청소 단계를 3단계로 나눴다. 1단계는 욕실 전체에 세제를 뿌리고 찌든 때를 제거하는 스크러빙. 2단계는 워싱·헹굼, 3단계는 물기 제거 및 광택 작업이었다. 15가지 도구와 3종류의 세제도 철저히 매뉴얼화했다. 연구를 마치고 4주에 1회씩, 50분 안에 아파트 내 욕실을 깨끗이 청소해준다는 전단지를 붙였다. 5군데 집에서 연락이 왔다.

이웃벤처의 청소연구소이자 교육 아카데미에서 홈프로 조혜리씨가 실습을 하고 있다. /이웃벤처 제공

“호텔리브(호호)는 호텔에서 하는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아파트 출장용으로 만든 서비스입니다. ‘홈프로’라 불리는 교육 받은 전문 청소요원들이 방문합니다. 청소도구를 모두 들고 갑니다. 전문 유니폼을 갖춰 입고 머리도 단정히 해요.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화를 가급적 하지 않습니다. 세면대·변기·욕조라는 청소 순서도 정해져 있죠. 보이는 부분만 깨끗이 하는 게 아니라 세면대 하수구에 낀 머리카락, 환풍기 필터 속 먼지, 샤워기 필터의 찌든 때까지 말끔하게 제거해줍니다. 기계처럼 정확하고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청소 결과가 일정해요. 한 달 동안 주 1회 방문인데, 보통 한번 방문하면 다음 주까지 청결이 유지됩니다. 제가 처음 전단지 붙이던 날 전화했던 고객 5분도 2년 이상 서비스를 지금까지 이용하고 있어요.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집안의 욕실은 거주자를 깨끗하게 해주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배설이 이뤄지는 곳이다. 위생에 유난 떠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수챗구멍 속 머리카락, 대소변 묻은 변기, 물때 낀 욕조 등을 보다 보면 비위가 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김지홍 대표는 일은 일일뿐 세상엔 절대적으로 고상한 일도, 힘든 일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청소는 배우지 못하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사회적 편견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김지홍 대표는 창업 테스트를 마친 뒤 2017년 6월 이웃벤처 법인을 설립했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직접 홈프로로 고객의 욕실 청소에 나선다. 

청소 전(왼쪽)과 후(오른쪽). /이웃벤처 제공

“서울 시내 좋은 사무실에서 노트북 앞에 앉아있었던 시간보다 고객의 집에 방문해 욕실을 청소해주는 시간이 더 가치있게 여겨집니다. 아내와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에도 제 뜻대로 펼친 사업이었죠. 욕실 청소를 하다 샤워기를 잘못 건드려 물에 쫄딱 젖은 적도 있었고, 젊은 사람이 왜 청소를 하냐며 혀를 차던 고객도 만나봤어요.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깨끗해진 욕실에 기뻐해주는 고객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이웃벤처로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에서 창업하길 잘 했다 생각해요. 직원은 총 42명입니다. 이웃벤처는 2019년 1월부터 ‘호텔리브’ 서비스를 본격 출시해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100여개 아파트 단지에 운영 중입니다. 호텔리브는 'Live in hotel'이란 뜻이죠. 아파트에 사는 고객들이호텔에서 살고 있는 것같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겁니다. 올해 안에 500단지 아파트와 계약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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