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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 치유농업과 스마트팜 창업으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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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30 16:43:03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이용한 스마트팜 확산… 도시의 정서적 안정에도 기여

서울지하철 7호선 상도역 2번 출입구 계단을 내려가면 오른편으로 ‘메트로팜’이 나온다. 메트로팜은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이용해 농장의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스마트팜’을 지하철역에 설치한 것을 말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농업기업 팜에이트가 협력해 도시의 생태 감수성을 높이고 도시농업 일자리 창출, 미래 농업 체험을 위해 만들었다.

원래 ‘만남의 광장’이었던 이곳은 지난해 9월 27일 새싹채소와 허브로 가득한 농장으로 변신했다. 연면적 394㎡ 규모(약 120평)로 재배시설인 ‘버티컬팜’ 외에도 로봇이 파종~수확까지 관리하는 ‘오토팜’과 메트로팜에서 당일 수확한 작물로 만든 샐러드를 판매하는 ‘팜카페’, 체험 공간인 ‘팜엑스’ 등으로 구성된 복합공간이다.

도심 스마트팜, 올해 더 확대된다

수직 6단의 재배 베드가 놓인 버티컬팜에서는 하루 50㎏, 월 1톤 정도의 엽채류를 생산한다. 지난해 12월 31일 상도역 메트로팜에서 만난 여찬동 팜에이트 주임은 “단위면적당 수확량은 노지 재배의 40배 정도로 많고, 병충해 피해를 받지 않는데다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미세먼지를 0~3㎍/㎡ 수준으로 통제하고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아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이곳에서 버터헤드레터스·카이피라·이자트릭스 등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샐러드용 채소가 재배되고 있다. 겨울철 노지 재배가 어려운 바질도 일부 재배하고 있다. 한쪽에선 꽃과 잎을 다 먹을 수 있는 식용화(花)를 실험 재배하고 있다. 여찬동 주임은 “잎채소류 30~40종, 허브 20~30종을 소비자 수요에 맞춰 파종하고 있다”며 “농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지 작물과 경쟁하지 않는 작물을 선정하고, 우리가 생산하지 못하는 작물을 농가에서 매입해 공생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배 베드 위에는 빨간·파란·노란색 LED가 조합을 이뤄 빛을 내고 있다. 여찬동 주임은 “노지 재배 작물과 비교하면 인공광으로 재배할 때 탄수화물 등 일부 영양 성분이 떨어지는 경향은 있지만 거의 대동소이하다”며 “오히려 토양의 중금속 농도가 높아져 우려되는데 이를 해소한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아무도 찾지 않아 버려진 채 있던 이곳이 스마트팜으로 바뀐 후 청분홍빛 LED 불빛에 이끌려서, 호기심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날 유치원생 아들과 함께 찾은 인근 주민 김미정씨(39·가명)는 “포털에서 방학 동안 갈 만한 곳으로 소개된 걸 보고 찾아왔다”며 “유치원에서도 텃밭에서 고구마·감자를 심고 수확하기도 하는데 겨울철에는 실외가 아닌 실내 농장에서 체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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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팜에이트와 함께 기존 답십리역·상도역 외에도 올해 천왕역(1월 중순), 을지로3가역·충정로역(6월 중)에 추가로 메트로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황명 서울교통공사 복합개발처 과장은 “만남의 광장이나 철거예정 상가 등 시민들 동선에서 단절된 죽은 공간을 활용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녹색 식물이 역사 안에서 자라면서 환경 개선 효과도 있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등은 다음 단계로 스마트팜 플랫폼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민관협력 방식으로 6호선 신당역과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 스마트팜 플랫폼을 조성하는 것이다. 신당역은 3075㎡ 규모로 전시·체험형 플랫폼으로 만들고, 남부터미널은 5629㎡ 규모로 스마트팜 벤처창업, 연구개발 시설이 중심이 된 일자리 창출 스마트팜 플랫폼으로 만들 예정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27개 역, 300㎞에 달하는 선로와 11개의 차량기지를 갖고 있는데 장래에 이를 이용해 신선채소 생산·가공·유통·판매까지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황명 과장은 “2단계 플랫폼 사업까지 잘 진행되면 스마트팜을 전 역사로 확장해 공사의 미래 먹거리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임봉 서울시 도시농업과장은 “농업이 도시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수직적 구조로 변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도시에서도 농업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며 “서울시는 지하공간을 비롯해 스마트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심 부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이곳에서 농업 창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농업, 치유효과 커

도시농업은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도심농장은 정서적 안정을 가져오고, 가족·이웃·장애인과 함께 텃밭을 가꾸면 치유와 돌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생산지와 소비지가 일치해 포장·운송 과정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 기후위기 시대에 대비할 수 있다.

도시농업의 큰 흐름은 치유농업이라는 정서적 접근과 스마트팜이라는 기술적 접근으로 나눌 수 있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에서 6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고 갈수록 1인 가구가 느는 상황에서 도시농업의 치유효과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18일 발표된 농촌진흥청 연구결과에 따르면 학교 텃밭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은 학생에 비해 스트레스가 5% 줄었고, 스트레스 저항도와 심장안정도는 각각 16%, 13% 향상됐다.

정재효 서울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팀장은 “우리 센터는 지난해부터 독거노인과 학교 밖 청소년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어르신들이 손자·손녀를 데리고 와서 내가 기르는 텃밭이라고 자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의 정서 순화를 위해 텃밭 농사를 시작하는 젊은 부모들도 많다고 했다. 정탑기 도시농업포럼 기획실장도 “도시농업도 농업이다”라며 “도시농업은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살려 마을 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주민의 소통, 생태 복원과 먹거리 개선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 예로 서울 은평구에서 진행된 마을 공동체 모임인 ‘텃밭사랑’을 들 수 있다. 도시농업에 의기투합한 지역주민들이 꾸린 ‘텃밭사랑’은 지역의 독거노인,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치유·돌봄에 방점을 둔 여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시립은평병원의 발달장애인 센터와 함께 치유정원을 만들었고, 올해에도 병원의 환자·가족·직원을 상대로 텃밭 정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선오 텃밭사랑 대표(46)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부터 도시농업을 전파하자는 생각에서 구청의 이웃만들기 사업에 제안서를 낸 것이 시작이었다”면서 “지난해에는 응암2동에서만 했지만 올해엔 은평구 전체로 사업을 확대해 마을 협동조합이니 마을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도시농업은 접근이 쉬어야 한다”며 “본인들의 터전에서 일을 시작하고, 단순한 만남에서 끝나지 않고 도시농업을 전파하는 강사 활동을 하거나 마을기업 등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 지속가능한 공동체 모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도 지난 9월 사회적 기업 ‘그린 프레임’을 창업해 서울 은평구, 경기 의정부·남양주 등에서 사회적 취약계층과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도시농업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사업 중의 하나는 도시 양봉사업이다. 그는 “도시양봉은 이미 상당히 활성화되서 호텔 옥상에서 양봉한 꿀을 호텔에서 사용하는 곳도 있다”며 “남양주 푸르메 농장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양봉 직무 교육을 받고 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해외의 선진 도시들도 도시농업의 장점을 인정하고 지원하고 있다. 미국 뉴욕 ‘그린 섬’ 프로젝트의 경우 도시 내 사유지를 무단 점유했던 텃밭 경작자들이 경작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장하면서 맨해튼 빌딩 숲 안에 여러 공동체 텃밭이 만들어졌다. 영국 런던은 폐 팔레트를 이용한 도심 과수원을 열어 경작·휴식·놀이·생산·작업 공간으로 활용한다.

수직농장 방식의 스마트팜은 생산량과 에너지 소비, 품질 면에서 노지 재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농업 스타트업의 주요 창업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수직농장을 운영하는 농업 스타트업 플렌티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등으로부터 2억6000만 달러(약 3035억원)를 투자받기도 했다.

정재효 팀장은 “식물공장은 환경 조건을 일정하게 맞추기 때문에 고르게 생산할 수 있다”며 “지금 기온차가 추울 땐 영하 20도에서 더울 땐 영상 40도까지 벌어지는 상황이고 향후엔 기후변화로 더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휴공간을 활용한 실내 수직농장이 많이 시도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팜, 기후변화 시대 농업 미래로 부상

대기업도 도시농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채소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해 집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물재배기를 공개했다. 4단으로 된 식물재배기 선반에 일체형 씨앗 패키지를 넣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채소 재배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웰스팜’이라는 식물재배기를 2017년 출시한 교원그룹처럼 렌털 모델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주말농장이나 개인텃밭을 가꾸는 분들이 늘고 있지만 막상 생각보다 잘 안 돼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들이 집에서 손쉽게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식물재배기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남부터미널 스마트팜 플랫폼에도 참여해 기획·인프라 구축을 맡기로 했다. 농업계에선 LG전자가 LED와 공조 등 스마트팜 기반 기술에서 앞서있다는 점에서 향후 적극적인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초기 투자비가 비싼 편이다. 전문가들은 규모를 키우고, 단순 재배에 그치지 않고 체험과 치유 등 복합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딸기농장이 그 선례가 될 수 있다. 스마트팜의 양액배급 시스템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200평 정도의 딸기농장은 도시 딸기체험장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서초·강동·중랑 지역에도 도시 딸기농장이 생겼다. 정재효 팀장은 “실제 농업인이 우리 딸기농장과 비슷한 시설로 도심에서 농장을 꾸려 수익을 남기려면 600평 정도 규모는 돼야 하지만 체험과 치유 프로그램을 함께 접목하면 그 이하여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마곡에 ‘농업공화국’을 만들고 있다. 농업의 과거·현재·미래와 도농상생의 모든 것을 한곳에서 전시·체험할 수 있는 도시농업의 상징적 공간이다. 정 팀장은 그 이상의 ‘랜드마크’를 희망했다. 그는 “가령 지하에선 토마토를 재배하고 1층에선 딸기, 2층에서는 오이, 3층에서는 피망 식으로 지하를 포함해 15층 건물 규모로 도시농업 건물을 만들면 그 건물을 보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이 밀려들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본다”라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링크:

http://naver.me/x9uAeU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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