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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삼성맨이 사표 내고, 7살 어린 사장과 인생 걸고 하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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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5 14:00:35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들며 한국 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을 게재합니다. 그들은 어떤 일에 취해 있을까요? 그들의 성장기와 고민을 통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탐색해 보시죠.

 

50세를 뜻하는 ‘지천명(知天命)’은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라는 뜻이다. 40대까지는 주관적인 세계에 머물렀다면 50대부터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누군가는 무언갈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얘기할지도 모를 지천명 나이에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삼성맨 출신 연구원이 있다. 프록시헬스케어 임승모 전무(50)는 삼성에서만 20년 이상 일했다. 새로운 보스인 김영욱 프록시헬스케어 대표(43)는 임 전무가 삼성 재직 시절 거느리던 부하직원이었다. 임 전무를 만나 삼성을 떠나 스타트업으로 갈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를 들었다.

◇네이처리서치 등재까지 된 세계 최초 칫솔 회사 


프록시헬스케어는 바이오필름을 제거하는 전자기파 원천기술 개발한 헬스케어 회사다. 바이오필름이란 물체의 표면에 박테리아가 군집을 미뤄 만든 보호막을 말한다. 이를 제거하는 ‘트로마츠 기술’을 개발해 2020년 9월 첫 제품으로 트로마츠 칫솔을 출시했다.

1초에 1000만회 미세전류가 나와 입 안 치태와 플라그 등을 제거하는 칫솔이다. 국내외에서 50건의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리서치’에 논문 등재까지 했다. 임상시험 결과 등에 힘입어 출시 1년도 안돼 2만 개 판매를 넘어섰다.

◇신났던 출장길의 기억


임 전무는 경북대에서 전자세라믹재료공학과 무기재료공학을 전공했다. 1997년 졸업하고 곧장 대학원에 진학했다. 박사 과정 1년 만에 삼성맨이 됐다. “학생연구원으로 삼성종합기술원에 들어갔는데 다시 나오고 싶지 않더군요. 회사 생활이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1999년 삼성종합기술원에 정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도체기판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마이크로시스템 분야를 맡았다. “원룸만한 크기의 산업용 프린터의 부품을 정밀하게 다듬는 일을 했어요. 액체로 된 OLED를 TV화면으로 찍어내는 설비를 맡기도 했고요. 2009년부터는 삼성전기중앙연구소에서 연구 내용을 제품화하는 과정을 맡았죠.”


2014년 삼성전기로 이직해 김영욱 대표를 만났다. “삼성전기 재직 시절 필리핀에 함께 출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단 둘이 대화할 기회가 많았죠. 사업의 꿈을 오래 전부터 가져왔다더군요. 사업 기술들을 뒷받침할 만한 논문까지 줄줄 꿰고 있더군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창업하면 나도 따라가마 했죠.”

농담이 아니었다. 2019년 9월 김 대표는 프록시헬스케어를 설립했다. 김 대표가 박사 과정 시절 연구했던 트로마츠 기술을 내세웠다. 몸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바이오필름만 떼어내는 생체친화 전자기파였다. 트로마츠 기술을 적용한 첫 제품인 트로마츠 칫솔은 10억원의 매출을 냈다. 출시 8개월 만의 기록이다.


“올초 김 대표에게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실 때가 됐다’고 하더군요. 삼성전기 중앙연구소에서 제가 낸 아이디어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시점이었습니다. 언젠가 연락이 오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왜 하필 지금일까’ 싶었습니다.”

하던 프로젝트를 내려놓는 것보다 아내에게 결심을 털어놓는 것이 더 어려웠다. “제게 남은 삼성맨 수명이 길어야 3년일 거라고 설득했어요. 수 년전부터 아내에게도 김 대표에 대한 얘기를 해 뒀습니다. 이런 후배가 있는데 창업하면 나도 따라갈 것이라고 말이죠. 제 걱정이 무색하게 아내 결재가 금방 떨어졌어요.”

◇아무런 느낌이 나지 않는 게 기술


회사를 옮겨 처음 맡은 일이 칫솔 상용화다. 미세전류가 나와 입 안 치태와 플라그 등을 제거하는 칫솔이다. 칫솔에 건전지를 넣어 전원 버튼을 누르면 칫솔모에 달린 두 개의 전극판에 미세 전류가 흐르는데, 진동이나 찌릿함 같은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 전류가 치아에서 치태 등을 떨어져 나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아무런 느낌이 없는데 스케일링과 비슷한 효과가 나는 전동칫솔인 셈이다. 울산대병원 임상시험에서 2주 만에 치태 25.5% 감소, 치은염으로 인한 염증 수치 53.6% 감소, 입 냄새 감소 등 결과를 얻었다.


프록시헬스케어는 이 기술로 국내외에서 50건의 관련 특허를 취득하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리서치’에 논문 등재까지 했다. FDA(미국식품의약국), FCC(미국연방통신위원회), CE(유럽공동체마크) 등에서 인증도 받았다.


임 전무는 입사 동기들이 삼성 임원이 되는 시점에 스타트업 임원이 된 셈이다. “연구소장, CTO(최고기술경영자), COO(최고운영책임자)를 겸하고 있습니다. 제품 개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보는 일부터 인사 총무 관리까지 제 눈과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회사가 급성장하는 단계에서는 성장통이 있게 마련이다. “회사 덩치가 커질수록 인사 업무가 뒤엉키더군요. 연봉, 인센티브, 복무 규칙 등이 정리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삼성의 인사 관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로 했죠. 연봉 테이블을 만들고 복무 규칙을 문서화했습니다. 징계 근거를 만들고 휴가제도를 정비했죠. 지금은 출장제도를 정리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에 합류하면서 꼰대가 되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삼성에서 20년 넘게 일했다는 점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팀원들에게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고학력자와 엘리트들은 전부 대기업에만 몰려 있는 줄 알았는데 제 편견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업계는 각자 분야에 특화된 인재가 모여있는 곳이더군요.”

인재를 모으는 일은 만만찮았다. “삼성에서도 신입사원 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요. 지원자들이 삼성에 대해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각 제품군별 판매량과 매출을 줄줄 외곤 했죠. 여기선 제가 설명하기 바쁩니다. 우리 회사는 이런 곳이라고, 앞으로 이렇게 성장할 것이라고요.”

◇그냥 칫솔 회사가 아니다


면접 자리에서 임 전무가 꼭 하는 말이 있다. “‘우리 회사는 칫솔 회사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합니다. 트로마츠 기술은 무엇이든 붙어있는 모든 것을 전기 신호를 이용해 떼어낼 수 있는 것이 핵심인데요. 어디에 붙어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쓸 수 있으면서도 비교적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 칫솔이었을 뿐이죠.”

최근 가격을 낮춘 심플 버전을 온라인에 출시했다. 칫솔모 교환을 할 수 없는 대신 관련 부품을 줄여 가격을 크게 낮췄다. 효과를 체험한 후 본품 구입 등을 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프록시헬스케어는 심플 버전 구입자에 대해 본품 할인 제공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올 하반기 출시할 비염치료기 막바지 개발에 한창이다. 코 점막에 붙은 바이오필름을 제거해 코 염증을 완화하는 기기다. 서울대, 건국대, 울산대가 공동으로 참여한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조선사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선박 부착생물 제거를 위한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울산에 추가 공장을 설립했다.


“시장에 나오는 모든 제품은 결국 타이밍 싸움입니다. 지금은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해 제품화하는 단계까지 모든 절차에 제 결재가 필요한데요. 곧 팀장체제로 개편할 예정입니다. 2개 팀으로 운영하던 것을 5개 팀으로 세분화해 팀장에게 최대한 결정 권한을 넘겨줄 생각이에요.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서죠. 제품을 실컷 공들여 만들어놓고 타이밍 때문에 외면받게 하지 않을 겁니다.”


​전체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링크 : ​https://www.chosun.com/economy/startup_story/2021/10/19/PTEYMN2FHJAKTDQOT23K6DKQ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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