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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대표와 ‘야놀자’의 리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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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2 10:56:33

여행 스타트업 ‘야놀자’가 이스라엘의 여행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이하 GGT)을 인수했다. GGT는 북미, 유럽을 중심으로 호텔 객실, 렌터카, 항공권 등 약 100만개의 여행 아이템을 온·오프라인 여행사에 공급하는 B2B 업체다. 


인수 금액은 인터파크 인수 금액(2940억원)보다 큰 규모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2021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17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받아 10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야놀자는 투자 유치 후 클라우드에 기반한 호텔 운영 솔루션을 189개 국가에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야놀자는 이번 GGT 인수를 통해 글로벌 B2B 여행시장을 리드하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0조 기업 야놀자의 시작은 빈털터리 26세 청년 이수진의 무모한 꿈이었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일찍부터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이수진 대표에게 ‘먹고사는 일’보다 절박한 것은 없었다. 막노동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청년은 첫 직장에서 모은 돈을 섣부른 투자로 모두 날리기도 했다. 

사회초년생 이수진이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직업은 숙식이 해결되는 모텔 청소원이었다. 그렇게 시작했던 모텔 일이 야놀자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흙수저의 성공신화가 드물어진 오늘날, 이수진 대표가 불운을 헤쳐 오늘에 이른 과정은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와 더욱 귀하게 여겨진다. 

‘야놀자’라는 서비스명은 이수진 대표가 어렸을 적 친구집 문 앞에서 “○○야 놀자”를 외치던 기억에서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수진 대표가 모텔예약 서비스였던 야놀자를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키워온 과정에는 ‘함께의 힘’이 결정적 효력을 발휘했다. ‘사람이 전부’인 스타트업의 현실에서 야놀자는 잘 짜인 리더십이 보여주는 시너지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배우고, 관찰하고, 과감히 결정 

“내성적이고, 눈치가 빠르고, 강인한 사람.” 이수진 대표가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이다. 그가 창업가로서의 역량을 단련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끝없이 배우고, 집요하게 관찰하는 것이었다. 경영이라는 미로 속을 헤멜 때마다 책이라는 스승은 그에게 최고의 묘약을 제공해 주었다. 

요즘은 ‘말하기’ 책을 쌓아두고 읽고 있다.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말하는 방법만 바꿔도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서다. 모텔을 돌아다니며 사장님들을 만나고, 서비스 이용자들의 문의에 답글을 달며 서비스 이용자들을 집요하게 관찰했다. 

30만명이 가입한 포털 서비스 카페에서 독자 웹사이트로 옮기는 결정을 한 것도, 100억원을 투자받아 더 큰 꿈을 향한 도전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도, B2C서비스에서 시작해 여행산업을 아우르는 솔루션 비즈니스로 글로벌 1등이 되겠다고 결정했던 것도 끝없이 배우고 집요하게 관찰하는 습관을 쌓아온 덕분이었다.                                                        

가진 것이 없어 두려울 것도 없었던 그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험난한 창업 과정을 함께 헤쳐온 동료들이 있어서였다. 학교 선후배로 만나 2005년부터 책상 두 개를 놓고 함께 시작했던 임상규 공동창업자는 19년의 여정을 함께해준 가족 같은 동료다. 그는 이수진 대표가 지쳐 무너질 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2015년 야놀자가 2000억원 가치로 100억원의 첫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범석 뮤렉스파트너스 대표(당시 파트너스인베스트 상무)의 결단 덕분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야놀자의 기업가치가 600억원 정도라고 보고 있었다. 이범석 대표는 여느 IT서비스 창업자와 달리 모텔 청소로 거칠어진 이수진 대표의 손을 보고 과감한 결정을 했고, 100억원의 투자금은 야놀자가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는 마중물로 작용했다. 

이수진 대표가 다져놓은 터전에 합류해 단단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린 이들은 김종윤 야놀자 클라우드 공동대표와 플랫폼 부문 배보찬 대표다. 

 

길을 만들어내는 김종윤 대표 

“투자를 잘못했다. 투심위 보고서를 봤는데 어떻게 밸류 측정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었던 김종윤 대표는 야놀자의 IR자료와 투심위 자료를 보고 왔다며, “쿠팡의 비즈니스가 되는 이유와 야놀자가 안 되는 이유”를 나열했다. 확신에 찬 그의 말은 무례하지는 않았지만 유쾌할 수 없는 여운을 남겼다. 

그를 떠나보낸 후 씩씩거리는 동료들을 뒤로하고, 이수진 대표는 그가 남긴 강펀치를 되씹어 보았다. 그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그에게 연락해 만나자고 했다. 그의 근무지를 찾아다니며 점심 시간을 이용해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안 되는 이유를 이야기하면 이수진 대표는 되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어느 토요일, 오후 4시에 만나 시작한 이야기가 밤 12시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이수진 대표는 김종윤 대표와 헤어지는 길에 “우리가 함께 이야기한 그림을 야놀자에 들어와서 그려달라”고 제안했다. 김종윤 대표는 회사를 잠시 쉬고 야놀자에서 3개월을 무보수로 일하면서 그가 그린 비즈니스모델이 작동 가능한지 검증해 보기로 했다. 이후 김종윤 대표는 서비스 중심의 전략 총괄을 맡고, 야놀자가 유니콘이 되었을 때 기업가치의 1%를 인정받는 조건으로 야놀자에 합류했다. 김종윤 대표는 2015년 야놀자에 합류한 후 공간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트래블 에이전시(OTA) 역할에서 벗어나 자체 클라우드 솔루션(SaaS)을 개발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트래블 플랫폼(GTP)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이끌었다. 

 

치밀한 실행계획 짜는 배보찬 대표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김종윤 대표가 짜면, 전략을 뒷받침하는 실행계획을 짜고 검증하는 과정을 담당한 이가 배보찬 대표다. 

배보찬 대표는 첫 투자유치를 하기 전인 2014년 초에 합류했다. 당시 이수진 대표는 야놀자가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역량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의 합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배보찬 대표가 나타났다. 삼정KPMG IT인더스트리 본부에서 일하고 있었던 배보찬 대표는 야놀자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다가 야놀자의 성장가능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에게 야놀자는 관심의 대상이었을 뿐 당장 이직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수진 대표는 달랐다. 

이수진 대표는 배보찬 대표와의 첫 만남에서 “이 사람을 잡아야겠다”고 판단했다. 몇 달을 두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거친 후 결국 배보찬 대표가 야놀자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야놀자에 합류하자마자 4억원이 넘는 세금을 절약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불필요하게 빠져나가던 비용을 잡아내며 야놀자가 기업으로서 달려갈 수 있는 기초체력을 마련해 주었다. 2021년 야놀자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재무적인 뒷받침을 해준 이 역시 배보찬 대표였다. 

 

전운 감도는 금요일 리더들의 회의

작년에는 이준영 야놀자클라우드 공동대표와 최휘영 인터파크 대표가 추가로 야놀자의 리더십 대열로 합류했다. 이준영 공동대표는 미국 구글 본사에 입사한 한국인 최초 엔지니어로 알려진 바 있다. 

이준영 대표는 야놀자가 데이터에 기반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합류한 후 야놀자 플랫폼과 야놀자클라우드 솔루션의 연구개발과정을 이끌고 있다. 기자 출신 IT전문가로 네이버 등에서 일한 바 있는 최휘영 대표는 플랫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여행플랫폼 트리플을 창업한 바 있다. 

최휘영 대표는 여행, 여가 산업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야놀자의 글로벌 비전을 함께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합류하게 되었다. 최휘영 대표는 인터파크가 갖고 있는 문화, 여행 분야의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과정을 리드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가 되면 야놀자의 리더들은 한자리에 모여 현안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는 와이코어 미팅을 진행한다. 살벌한 만큼 전운이 감도는 논쟁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 과정이 모두의 성공을 위한 것임을 잘 알고 있어 악수로 마무리하게 된다. 

이수진 대표는 전우애를 나누는 멋진 동료들과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업가로서의 여정을 사랑한다. 비록 수많은 고통과 고민을 해야 하는 길이지만 이 길에 오래도록 머물며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 야놀자의 GGT 인수로 나스닥 상장 시점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300조 기업을 꿈꾸는 야놀자가 만들어가는 세상의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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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이수진 대표와 ‘야놀자’의 리더들 < 경제 < 기사본문 - 주간조선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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