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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도전 “컬리”불안한 이유...독점 플랫폼 못 되고 창업자는 6대 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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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09 13:42:13

“컬리는 수요 독점도, 공급 독점도 못하고 있어 대체재가 너무 많다. 시장을 독점하지 못하는 플랫폼은 기업가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컬리의 ‘플래너리(여성 커리어 지원 플랫폼 ‘헤이조이스’ 운영사)’ 인수 소식에 업계 단톡방에서 ‘왜 하필?’ 의견이 줄을 이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상장을 앞두고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0억원 넘는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 중인데도 기업가치를 5조원 안팎으로 평가받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거품론’이 골자다. 여기에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율이 5%대에 불과해 경영권 불안 문제도 제기된다. 컬리가 상장 문턱을 못 넘거나,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할 경우 안 그래도 거품 논란이 뜨거운 스타트업 업계 전반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도는 분위기다. 

 

▶컬리 상장, 이대로 괜찮나


▷2천억 적자에도 사세 확장 몰두

컬리는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2177억원을 거둬 적자기는 하지만, 매출(1조5614억원)과 거래액(약 2조원)이 전년 대비 60% 넘게 고성장해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특례상장)’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상장이나 매각을 앞둔 기업들이 으레 그렇듯, 컬리는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1월 플래너리를 인수한 데 이어 4월에는 배송 자회사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넥스트마일(Kurly Nextmile)’로 변경,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며 물류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최근 롯데온과 헬로네이처가 경쟁 격화를 못 견디고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한 것과 정반대 행보다.

천문학적 적자를 무릅쓰고 끊임없이 물류 경쟁력에 투자하며 점유율을 높이는 측면에서는 쿠팡과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컬리는 쿠팡과 세 가지가 다르다.

첫째, 독점 플랫폼이 아니다.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며 이커머스 독점을 노리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20%에 육박, 네이버와 업계 선두 경쟁을 벌일 만큼 성과도 냈다. 반면 컬리의 식품 온라인 시장점유율은 5%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커머스 전체도 아닌, 버티컬 시장에서조차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해 독점과는 거리가 멀다.

둘째, 기업의 영속 조건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해본 경험이 없다. 쿠팡은 2019년 매출이 64% 성장하면서도 영업손실은 36% 감소하는 실적을 낸 바 있다. 성장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됐다. 비로소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에는 다시 적자가 급증, 현재 주가는 1년 전 상장 당시보다 3분의 1토막 났다. 쿠팡도 이럴진대, 설립 8년 차에 단 한 번도 적자를 줄여본 적 없는 컬리가 불안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영업손실이 나는 기업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미래에 절대적 시장점유율을 갖게 된다면 높은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막대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런데 영업손실이 증가하고 있으면 언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지 실적 추정을 하기 어렵다. 실적 추정이 안 되면 기업가치 산정도 어렵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뿐 아니라 구체적인 수익성 제고 청사진도 제시해야 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셋째, 경영권이 불안하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최대주주가 아님에도 ‘복수의결권’ 제도가 있는 미국에서 상장한 덕분에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다. 반면 김슬아 대표는 최대주주는커녕,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업체들에 밀려 6번째 주주다. 외국계 VC들인 1~5대 주주 지분을 다 더하면 무려 50%에 육박한다. 재무적 투자자(FI)인 VC는 상장 후 엑시트(exit·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를 우려한 한국거래소가 ‘우호지분 20% 확보, 보호예수 2년’을 주문했지만, 이마저도 안전장치로는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컬리 경영권 불안, 근본 이유는


▷‘약에서 독’ 된 초기 투자 50억 대박

해외에서는 상장 단계에서 창업자 지분이 김슬아 대표처럼 한 자릿수로 희석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VC보다 창업자의 리더십을 중시하는 국내 스타트업 문화에서는 상당히 드문 사례로 통한다. 이유가 뭘까.

창업 초기 김슬아 대표가 너무 많은 지분을 투자자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다. 2015년 더파머스로 시작한 컬리는 당시 벤처연합을 표방한 ‘옐로모바일’의 대주주들로부터 초기 투자를 무려 50억원이나 유치했다. 아직 마켓컬리 서비스가 활성화되기도 전에 이처럼 거액을 투자받는 것은 스타트업 거품론이 제기되는 요즘도 쉽지 않은 일임은 물론, 당시로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었다. 최대주주는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로, 사업 초기에 이미 김슬아 대표보다 지분이 2배 이상 많았다. 창업자 지분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은 채, 사실상 투자자 중심 지배구조로 시작한 것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컬리는 얼마 못 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추가 투자를 유치하려면 창업자 김슬아 대표가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는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것. 높은 성장성을 보이던 컬리에 애착이 있었던 이상혁 대표는 1년가량 시간을 끌다 결국 지분을 매각했고, 이는 외국계 VC에 넘어갔다.

이 같은 컬리 사례는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컴퍼니 빌딩(company building)’ 사업 모델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컴퍼니 빌딩은 VC가 창업자에게 재무 투자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초기부터 기업을 함께 육성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방식이다.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도 독일 컴퍼니 빌더 ‘로켓인터넷’의 작품이다.

문제는 컴퍼니 빌더가 창업자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만큼 상당한 대가를 요구할 때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초기에 넉넉한 자본과 노하우도 전수받으며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지만 자칫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해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VC는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3년 내 상장’ ‘매년 두 자릿수 고성장’을 요구하고, 이를 못 지키면 지분율 상향 등 독소 조항을 끼워넣기도 한다. 이를 지키려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다 보면 회사가 망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컬리도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슬아 대표는 “투자를 덜 하면 언제든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흑자는 능력의 문제 아닌, 언제 할지 결정의 문제”라고 자신한다. 경영권 우려에 대해서는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 체결을 통한 자발적 보호예수 방안도 거론했다. 신선식품 외에 생활용품도 판매하는 사업 다각화에도 한창이다.

그럼에도 업계 불안감은 여전해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래 상장이나 매각을 앞둔 회사일수록 외형 확장에 몰두하는 측면이 있다. 특정 카테고리 중심 버티컬 커머스로 시작해 일반 커머스로 확장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다각화에 성공한 버티컬 커머스 사례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뚜렷한 실적으로 증명할 때까지는 컬리에 대한 의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전체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링크 : 상장 도전 `컬리` 불안한 이유...독점 플랫폼 못 되고 창업자는 6대 주주 - 매경ECONOMY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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