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는 기업에서 육성하는 것으로 대학에서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빛의 속도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교육이 1차·2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다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습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22’의 두 번째 세션 주제 강연자로 나와 “대학이 아닌 기업이 인재를 육성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회장은 1993년 반도체 장비 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을 설립한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인이다.

이날 황 회장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핵심 인재 양성’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대학은 지식인을 육성하고 기업은 기술자를 키우는 곳”이라며 “대학은 기초 학문을 많은 사람과 공유한다는 철학을 가진 기관인 만큼 기업이 요구하는 차별화된 인재를 배출하는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순 인력이 아닌 리더십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금까지 인재가 부족하지 않은 시대가 없었고 부족하지 않은 기업도 없었다”며 “문제는 인재 부족이 아니라 기업가정신을 가진 리더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기업인들도 이 같은 황 회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연구소장은 “여러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기업은 대학에서 배출하는 인재만으로 채워질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학교에서 책으로 배워도 기업에 들어가면 다시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할 정도로 혁신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역할론을 꺼냈다. 배 소장은 “대학에서 배출되는 전문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면 결국 기업이 더 나서야 한다”며 “기업이 학생 선발, 교육과정, 멘토링 등으로 대학 교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 인재를 함께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KT는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KAIST·한양대 등 국내 대학과 손잡고 계약학과를 개설했다.

정부 주도의 산학 협력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류장수 AP위성 회장은 “정부가 7대 전략기술에 투자한다고 하는데 반도체뿐만 아니라 우주 등 다른 산업도 전문인력이 태부족”이라며 “대학의 인재 배출 창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만큼 국가가 나서서 전문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산학 협력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지고 있는 점도 거론됐다. 산업 발전과 혁신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장기 재생 전문 기업 로킷헬스케어를 이끄는 유석환 회장은 “장기 재생 사업을 하려면 AI·바이오프린팅은 물론 전통 제조업까지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한 가지 생각만 하는 인재로는 이러한 융합 비즈니스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배 소장도 “기술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혁신 속도가 빨라 잘하는 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인재라면 융합적 사고를 갖추되 기술 변화에 따라 지속 성장·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각국이 인재 매집에 혈안인 상황에 대한 경각심도 제기됐다. 기술 후발국이 우리의 인재를 돈으로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류 회장은 “중국에서 반도체를 설계하는 인력을 빼가기 위해 연봉을 4~5배 준다고 하는데 이런 불공정 행위부터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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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이젠 기업이 인재 육성하는 시대…기업가 정신 갖춘 리더 길러내야' [미래 컨퍼런스 2022] : 서울경제 (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