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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살리는 농부, 이 얼마나 ‘멋지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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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01 16:48:40

도시를 떠나 농촌을 향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청년 농부를 다루는 기사에는 으레 이런 식의 댓글이 달린다. “네가 도시에서 실패했으니까 내려갔겠지, 왜 그렇게 잘난 척이야”, “부모가 그렇게 공부시켰는데 농부가 된다고 하면 퍽이나 좋아하겠다.” 농촌은 도시생활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잔뜩 머금은 말들이다. 농촌과 농부를 무시하는 편견이 한가득이다.

7년차 귀농인인 이지현 ‘뭐하농’ 대표는 농촌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농촌살이의 ‘멋짐’을 제대로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10월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열린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농업의 미래, 미래의 농업’ 강연에서 이 대표는 “사람을 살리고 자연을 살리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건 농업밖에 없는데 이렇게 가치 있고 멋있는 직업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무시하는지 생각해봤다”면서 “고되고 절박하니까 시장개방(FTA)을 반대하고, 직불금을 올려달라는 말은 했지만, 농민 스스로 자신들이 얼마나 멋진 가치관과 철학을 갖고 농사를 짓는지를 스스로 설명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2년 전 뜻을 함께한 청년 농부들과 함께 농업회사법인 뭐하농을 세우고, 농부가 생산한 농작물과 농촌에서의 삶을 ‘팜카페’와 ‘귀농·귀촌 교육’, ‘지역살이’ 등의 콘텐츠로 알리는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사람들은 농촌을 그저 농작물을 생산하는 곳 정도로 인식한다. 농부가 땅을 얼마나 정성 들여 보살피고, 주변환경을 관심 갖고 정비하는지, 그리고 건강한 모종을 얻고 키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모른다. 이 대표를 비롯한 6명의 창업인은 농산물을 넘어 농업이 갖는 가치를 문화와 예술, 교육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보여주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농촌에서 살아도 충분히 즐겁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그런 일이라면 ‘뭐든 하자’는 생각에서 뭐하농이 됐다.

창업인들은 모두 괴산지역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는 이들이다. 각자의 농장에서 농부로 일하되 뭐하농에선 함께 농부의 노동을 알리고, 농업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일, 그러면서도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보여줄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뭐하농을 창업하면서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 ‘함께 살아가는 일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 ‘즐거운 사람들이 만드는 지속가능한 공동체이다’, ‘농촌 문화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한다’, ‘지역아이들이 좋은 문화를 즐겁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등의 7가지 원칙을 ‘헌장’이라는 이름에 담았다. “농촌 아이들은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창피하게 여겨요. 충북에서 제일 큰 도시가 청주인데 괴산이 아니라 청주에 산다고 하죠. 남이 모르는 게 너무 싫어 그렇대요. 아이들이 자기가 사는 곳을 좋아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뭐하농은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두레’, 2020년 중소기업벤처부에서 만든 ‘로컬 크리에이터 사업’을 통해서 청년농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때의 귀농·귀촌 교육으로 괴산에 정착한 이들도 있다. 이들이 농촌생활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영화를 주제로 영화에 나오는 술이나 디저트를 지역 채소로 만들어보는 ‘드링킹 뮤직’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뭐하농의 진가를 알리려면 ‘소프트웨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나섰다. 먼저 카페를 만들었다. 이곳은 커피가 아니라 지역 채소와 과일이 중심이다. 철마다, 달마다 다른 메뉴를 내놓는다. “농부가 드러나는 카페는 어떤 카페여야만 할까 고민했어요. 많은 분이 멘토링을 해주셨는데 카페엔 어느 때 누가 오더라도 항상 똑같은 메뉴를 준비해놓고 있어야 한다고 했어요. 우리가 추구하는 건 6월엔 감자, 8월엔 복숭아 이런 식으로 무조건 괴산에서 생산된 채소와 과일만으로 운영하는 디저트 카페입니다.”

 

‘모두가 농부가 되는 사회’ 꿈꾼다


카페는 농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뭐하농 하우스’의 일부다. 행정안전부의 청년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것이 계기가 돼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디자인이 독특하다. 뭐하농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색깔만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무채색과 천연 목재의 색만 보이게 했다. 건물은 ‘ㄷ’ 자로 만들어 가운데는 원래의 땅을 그대로 살렸다. 건물과 자연의 경계를 없애고 자연이 건물 안에 들어온 모습이다. 

이곳에선 공연과 전시를 비롯한 문화예술활동이 이뤄진다. 자매 공간이 여럿 있다. ‘뭐하농 스토어’에서는 농촌과 농업을 주제로 만든 디자인 상품을 지역의 디자이너와 협업해 만들고 판매한다. 

“농촌을 찾는 분들이 만날 가져가는 게 옥수수 한포대 아니면 고구마 한박스인데, 그걸 다 먹으면 끝이거든요. 그게 아니라 사무실에 붙여놓고 싶을 만큼 귀여운 채소 디자인 상품들로 농촌을 계속 떠올리게 하고 싶었어요.” 

뭐하농엔 동네 도서관 역할을 하도록 농사를 비롯해 인문, 생태, 사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구비해놓은 ‘북스페이스’와 다양한 제철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팜키친, 공유오피스 역할을 하는 창작공간도 있다. “농사를 업으로 하는 이들이 얼마나 멋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곳에서 얼마나 즐겁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도시에서 살 땐 농촌에서 이렇게 재밌게 살 수 있으리라 상상한 적이 없었어요. 그냥 도시의 삶이 너무 힘들었고, 회사의 기계로 살기 싫어 농촌에 온 것이었으니까요.” 

조경 전공으로 석사까지 마친 이 대표는 2017년 충북 괴산 감물면에 정착해 유기농 표고버섯 농사를 지었다. 뭐하농 창업 후엔 본인 농사를 그만두고 뭐하농 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대신 정원형 농장인 ‘뭐하농 팜가든’에서 유기농 농사를 계속 짓고 있다. 동반작물을 이용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게 특징이다. “팜가든은 뭐하농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죠. 동반작물을 씁니다. 예를 들어 바질과 토마토를 같이 심으면 바질의 향이 토마토로 오는 벌레를 쫓고, 바질 향에 지지 않으려고 토마토는 당도를 높이죠. 바질은 ‘물 먹는 하마’라 잉여 수분을 흡수해 조금만 비가 많이 와도 썩기 일쑤인 토마토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팜가든을 도시 유휴 공간에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와 내년 완성을 목표로 도시 몇곳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자신의 삶을 살고자 무작정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 왔는데, 의외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했다. 그에게 농촌은 주체적으로 살면서 자기가 누리고 싶은 걸 직접 만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런 경험을 농촌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청년들과 공유하고 싶어 ‘두 달 살이’ 프로그램을 두차례 열었다. 모두 23명이 참여했는데 꽤 많은 이들이 이곳에 정착했다. 양조장을 차린 이들, 앵무새 하우스를 만든 친구, 농촌 할머니의 이야기를 문서화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 승무원을 그만두고 일러스트 작가가 된 친구 등 다양하다. 이들은 농촌에서 살면서 농업의 영역을 확장한다. 이렇게 모든 이들이 ‘간지나는 농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뭐하농의 목표다. “우리 멋있는 거 알아달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이젠 그냥 국민 모두를 농부로 만들자는 미래를 그리고 있어요. 회사원이면서도, 의사나 회계사이면서도 농부로 살 수 있는 ‘농부적 삶’을 관리해주는 회사가 되는 거죠.”

 

전체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링크 : 사람과 자연 살리는 농부, 이 얼마나 ‘멋지농’ - 경향신문 (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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